끝 자리

 

주님은 그대가 이렇게 갚을 것이 없는 자로 낮은 자의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

그러면 언젠가 청하신 자가 그대를 높이실 것이다. 잔치에서 높은 자리는 주인과 가까운 자리다.

이것이 바로 성화다. 

성화란 나의 열심으로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라 거룩하신 그분께 더 가까이 감으로 그대의 더러움을 더 선명하게 확인하는 삶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세리와 같은 마음으로, 오로지 나를 구원하신 십자가의 복음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끝자리로 가서 사는 삶이다. 아픔이 진정으로 치유되는 자리다. 

 

그대는 종교적 열심의 얼굴을 한 '자기 높임'을 내려놓아야 한다. 

주님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대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그분의 거룩하심에 거슬리는 그대의 허물과 죄로 얼룩진 모습뿐이다. 이것이 바로 갚을 것이 없는 끝자리다. 주님은 그대가 높은 자리가 아니라 이런 끝자리로 가는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 이 삶은 하나님께 갚을 것이 없는 세리와 같이 멀리 서서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하나님,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는 삶이다. 이런 삶을 통해 그대의 의로움이 아니라 그대를 청한 하나님의 의로움만 드러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갚을 것이 없는 끝자리로 가야 하는 이유다. 

 

 

출처 :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 김상권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