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인생의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은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 - 맥스 루케이도

하나님은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 : 네이버 도서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아름다운 문장과 가슴 따뜻한 단어들로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맥스 루케이도가 인생의 어떤 순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에 대해, 매순간 두려움이 찾아올 때 우리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래서 그 어떤 두려움도 딛고 하나님과 함께, 세상을 향해 점프할 것을 권면한다.

책의 주요내용이다.

 

 

예수님은 정말 어떤 분일까요? 태풍이 휘몰아치는 순간을 단잠 자는 시간으로 바꿔놓으실 수 있는 분입니다. 말 한마디로 풍랑을 잠재우는 분입니다.

 

마태복음에는 이 단어가 딱 두 번 더 등장합니다. 그리스도가 숨을 거두는 순간, 갈보리 언덕이 크게 진동했을 때와 무덤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예수님이 부활하셨을 때입니다. 그것만 봐도 폭풍을 잠잠케 하신 사건은 예수님의 ‘격동 3부작’ 가운데 당당히 한 몫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십자가에서는 죄를 무찌르고, 무덤에서는 죽음을 이기셨으며, 바다에서는 두려움을 가라앉히신 겁니다.

 

그리스도를 따라 배에 오른다는 건 곧 주님과 더불어 물에 빠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제자의 앞길에는 거친 바다와 매서운 바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좇는 이들도 말라리아에 걸리고, 세상 떠난 어린자녀를 땅에 묻어야 하며, 온갖 중독 증세와 싸워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크리스천을 여느 사람들과 구별 짓는 특징은 ‘폭풍우가 완전히 사라진 순적한 삶’이 아닙니다. 둘 사이의 차이점은 광풍을 겪으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리스도’를 발견한다는 데 있습니다.

 

두려움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는 마음을 갉아먹습니다. 하나님이 여전히 사랑하시는지, 그 사랑이 아직도 뜨거운지 회의하기 시작합니다.

 

두려움은 의심의 벌레들을 새카맣게 풀어놓습니다. 그리고 그 의심은 분노를 자극합니다.

 

두려움은 기억력을 고갈시킵니다. 제자들로서는 예수님을 신뢰해야 할 이유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누구 하나는 과거 예수님이 일으키신 역사를 떠올리거나 주님의 이력을 기억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자들은 그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두려움 탓에 영적으로 일종의 기억상실증이 생긴 겁니다. 기적을 체험했던 기억이 흐릿해집니다. 그리스도가 무슨 일을 하셨고 하나님이 얼마나 선하신 분인지 잊어버리게 됩니다.

 

두려움이 인생을 좌우하면 안전감을 신으로 섬기게 마련입니다. 안전감을 섬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모험이 없는 삶을 숭배하게 됩니다. 안전제일주의가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을까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이가 숭고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을 위해, 또는 다른 이들을 위해 살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하려면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복음서에는 직접 말씀하신 명령문이 125차례 나오는데, 그 가운데 ‘두려워하지 말라’, ‘무서워하지 말라’, ‘담대하라’, ‘마음을 강하게 하라’, ‘안심하라’는 가르침이 21번 나옵니다. 다음으로 흔히 등장하는 명령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인데 고작 8번에 불과합니다. 빈도만을 가지고 생각한다면 그리스도는 두려움의 문제를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신 게 분명합니다.

 

두려움은 조금만 지나쳐도 죄의 빌미가 됩니다. 두려움에 격분, 폭음, 우울과 침체, 단식 또는 악착같은 지배욕 따위를 가미해서 들이키게 되면 하나님을 밀어내고 파국을 향해 치닫게 됩니다. 두려움이 속삭이는 소리에 깜빡 넘어가서 근심걱정이 삶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둡니다.

 

공포가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할지라도 그게 내 마음까지 장악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오늘 일에 더 신경을 쓰고 내일 염려를 줄이는 겁니다.

 

하나님이 한 사람 한 사람을 그토록 사랑하시는 까닭이 무얼까요? 화가가 손수 그린 그림을 아끼고 배를 짓는 장인이 직접 만든 선박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간은 주님의 손으로 빗으신 명품입니다.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의 샘물이라도 언젠가 말라붙고 말 거야”, “그렇게 사랑을 남발하다보면 자비의 금고가 텅 비는 게 당연하잖아?” 사탄은 그런 논법을 좋아합니다. 거룩한 은혜도 결국 제한된 자원에 불과하다고 믿는다면 논리적인 결말은 뻔합니다. 악마는 귓가에 속삭입니다. “사랑의 계좌는 바닥났어. 하나님은 응접실로 통하는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셨어.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도록 두들겨보라고. 죽도록 기도해보든가. 주님 근처에도 갈 수 없을 걸?”

 

“작은 자야 안심하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주님이 ‘안심’이란 말과 ‘죄 사함’이라는 표현을 한 문장에 나란히 배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마십시오. 죄의 문제가 해결될 때 우리는 담대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인 죄를 염두에 두셨습니다. 하나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인간의 가장 깊은 두려움에 초점을 맞추셨습니다. 그리스도는 몸을 고치기 전에 영혼을 먼저 치료하셨습니다.

 

죄를 짓는다는 건 곧 하나님을 무시하고, 거룩한 가르침을 외면하며, 주님의 은총을 부정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제쳐두고’ 자신을 주인으로 삼는 인생을 말합니다. 죄인의 삶은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자기 위주입니다. 아담과 이브가 선택한 것도 바로 그런 삶이었습니다.

 

죄를 짓기 전까지 인류의 조상은 두려움 없는 세상에서 살았습니다. 피조물과 하나였고, 하나님과 하나였으며, 둘이 서로 하나였습니다. 에덴동산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는 손대지 말라는 한 가지 명령만 지키면 되는 ‘하나의 세계’ 였습니다.

 

두려움을 잘못 처리하면 죄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죄를 지으면 저절로 숨게 됩니다. 모든 인간이 죄를 지었으므로 다들 숨기에 바쁩니다. 덤불이 아니라 야근과 철야를 밥 먹듯 되풀이하는 일상, 짜증, 분주하기 그지없는 신앙생활 따위의 뒤편에 몸을 감춥니다. 하나님과 대면하는 걸 한사코 피합니다.

 

스스로 보기에도 비위가 상한다면 거룩하신 주님 보시기에는 얼마나 구역질이 나겠습니까? 우리는 대단히 현실적인 결론을 이끌어냅니다. “하나님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화가 나셨을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주님의 목소리를 듣는 즉시 덤불에 몸을 숨기는 것 말고 달리 무얼 하겠는가?”

 

우리는 하나님을 실망시켰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결코, 단 한 번도 자녀들을 버리신 적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나머지 거룩한 은혜를 의심하도록 내버려두시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의 실수를 적어놓는 장부가 없습니다.

 

용서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면 그 느낌을 몰아내버리십시오. 감정은 용서에 끼어들 권한이 없습니다. 성경으로 돌아가십시오. 하나님 말씀을 자아비판과 자기회의보다 앞세워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명확하게 깨닫는 것만큼 용기를 북돋우는 명약은 없습니다. 주님의 자비에 대해 무지한 것만큼 두려움을 키우는 독약도 없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해볼까요?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공포감에서 헤어날 길은 없습니다.

 

은혜는 환상이 아닙니다. 자유는 현실입니다. 복음의 핵심이 여기에 있습니다.

 

노심초사로는 새를 먹이거나 꽃잎을 물들일 수 없습니다. 새와 꽃들은 염려 없이 잘 살아가며 위산과다로 고생하는 법이 없습니다. 짧은 인생의 제단에 오만 가지 걱정스러운 생각을 바친다 한들 수명을 단 1분도 늘이지 못합니다. 걱정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정당한 염려가 아니라 거룩한 임재를 지속적으로 망각한 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꾸짖으십니다. 파괴적인 근심은 미래에서 하나님을 제외시키며, 믿음 없이 불확실성에 맞서고, 주님이라는 변수를 삶의 방정식에 대입하지 않는 상태에서 하루하루 맞닥뜨리는 도전의 해법을 찾습니다. 걱정이란 이처럼 부정적인 요소들이 반짝거리는 광택을 입고 인화되는 암실과도 같습니다.

 

떡과 물고기를 헤아리는 소리가 여덟까지 가길 바라시지는 않았을까요? “한 번 봅시다. 떡이 다섯 덩어리고 물고기가 두 마리니까 모두 일곱인데, 거기다 예수님이 계시는군요!”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제자들 바로 곁에 계셨던 주님이 문제의 해결책이었지만 아무도 그분께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일곱까지 헤아린 뒤에 근심하고 걱정했을 따름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일곱까지 셉니까, 아니면 여덟까지입니까?

 

여러분의 자원을 크게 확대시켜줄 ‘염려 잠금장치 8종 세트’가 여기 있습니다.

 

1. 우선 기도하십시오. 괜히 보호자 대기실을 서성이지 마십시오. 수술을 잘 끝나도록 간구하십시오. 

 

2. 이제 느긋해지십시오. 이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를 파악하십시오. 그리고 예수님께 가서 명확하게 말씀하십시오.

 

3. 행동하십시오. 걱정을 때려잡는 데 고수가 되십시오.

 

염려에 대해서도 그처럼 단호해야 합니다. 시름이 고개를 쳐들거든 힘껏 무찔러버리십시오. 그걸 붙들고 씨름하지 마십시오. 놈들이 교두보를 마련하기 전에 싹을 잘라버리십시오. 상사가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느라 한 시간씩 낭비하지 말고 얼른 가서 속 시원히 물어보십시오.

 

빚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게 분명하다며 주저앉는 대신 전문가와 상담하십시오. 마음 졸이는 소심남녀가 아니라 행동가가 되십시오.

 

4. 걱정목록을 만드십시오. 일정한 기간이 지날 때마다 불안한 생각들을 정리해보십시오. 거기 기록된 일들 가운데 몇 가지나 현실이 됐습니까?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까?

 

5. 근심의 범주를 정해보십시오. 목록을 훑어보면 주로 어떤 문제를 걱정하는지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런 부분들을 두고 집중적으로 기도하십시오.

 

6. 오늘에 초점을 맞추십시오. 하나님은 하루하루 필요를 채워주십니다. 한 주나 일 년 단위가 아닙니다. 소용이 있을 때마다 필요한 걸 허락하십니다.

 

7. 힘을 모아 근심과 싸울 연합군을 풀어놓으십시오. 사랑하는 이들과 자신의 감정을 나누십시오. 함께 기도해달라고 부탁하십시오.

 

8.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십시오. 

 

먼저 재물의 나라를 구하십시오. 한 푼 한 푼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걱정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건강의 나라를 구하십시오. 사소한 상처, 조그만 혹 하나에도 식은땀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먼저 인기의 나라를 구하십시오. 온갖 갈등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안전의 나라를 구하십시오. 바위에 난 실금만 보고도 냅다 줄행랑을 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한다면 그 나라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의지해서 다시는 걱정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모두 여덟 단계입니다. 우선 기도하십시오(Prayer). 이제 느긋해지십시오(Easy). 행동하십시오(Act). 걱정목록을 만드십시오(Compile). 근심의 범주를 정해보십시오(Evaluate). 오늘에 초점을 맞추십시오(Focus). 힘을 모아 근심과 싸울 연합군을 풀어놓으십시오(Unleash).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십시오(Let God be enough). 이 여덟 개의 영문 머리글자를 모으면 P-E-A-C-E-F-U-L, 우리말로는 평안하다는 뜻이 됩니다.

 

가끔 하나님께 여쭤볼 때가 있습니다. “어째서 저와 딸애들한테 그토록 잘 대해주십니까?” 주님은 대답되신 아내를 가리킵니다. “쟤가 끊임없이 너와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부탁하는구나” 아내는 틈틈이 집안을 돌아다니며 기도합니다. 침실들과 거실을 두루 누비다가 이곳저곳에 멈춰 서서 딸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두려움을 그리스도께 맡기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사실상 그 짐을 아이들에게 전가하기 쉽습니다. 

 

기도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뜨거운 두려움을 부어 식히는 대접과도 같습니다.

 

자녀들이 집을 나서기 전에 축복하는 기도를 해주십시오. 잘 자라고 인사하면서 기도로 감싸주십시오.

 

부모라 할지라도 삶 가운데서 맞닥뜨리는 모든 위험에서 자녀들을 지켜내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생명의 근원으로 데려갈 수는 있습니다. 아이들을 그리스도께 맡기는 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이들에게 죽음이란 하늘나라로 옮겨가는 일에 불과합니다. 물론 당장 품에 안을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나님의 가슴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안겨 있습니다.

 

예수님은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리스도는 부모의 기도를 절대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자녀를 하나님께 드리십시오. 주님은 그야말로 정확한 시점에, 비할 데 없이 멋진 방식으로 그 아이를 돌려주실 것입니다.

 

아무도 예수님이 그런 식으로 오실 거라고 예상치 못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은 당연히 평온한 찬송이나 부활주일예배, 수련회를 통해 오시리라고 믿습니다. 아침 경건의 시간을 갖거나, 교인들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묵상하는 가운데 그리스도를 만나길 기대합니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해고통지서에서, 법정에서, 차압당하는 현장에서, 전쟁터에서 예수님을 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사나운 폭풍 속에서 그분의 모습을 본다는 건 아예 바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가장 멋지게 역사하십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디를 가든 하나님은 거기 계십니다. 뒤를 돌아보십시오. 주님이 따라오고 계십니다. 폭풍우 속을 들여다보십시오. 누가 걸어오는 게 보입니까? 바로 그리스도입니다.

 

폭풍우는 이처럼 전에 가보지 않았던 길에 들어서도록 자극합니다. 베드로는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역사적인 발걸음이었고 심장이 멎을 것만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중력과 자연법칙을 거슬러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간 겁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에서 풍랑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폭풍우를 뚫고 걸어오셔서 똑같은 기적을 행하게 하시려는 분보다 거센 파도에 더 신경을 썼던 겁니다. 폭풍이 오고 말고는 인간의 소관이 아닙니다. 하지만 풍랑이 이는 동안 어디를 쳐다볼지는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담대하라는 건 단순무식해지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세상에 사는 한 감당하기 어려운 시험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음을 잊어선 안 됩니다. 그러므로 긴 안목으로 하나님이 이루실 일들을 내다보며 도전에 맞서야 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예수를 바라보는 시선을 견고히 지키십시오.

 

“믿음이란, 감정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단 이성을 통해 받아들였던 사실을 단단히 붙잡는 기술을 말한다. 기분은 시시때때로 달라지기 마련이므로 무엇이든 이성의 시각을 좇으라. 나는 그걸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크리스천이 된 지금은 모든 게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무신론자였을 당시에는 이따금 기독교가 진리일 것 같은 감정이 들곤 했었다. 믿음을 필수적인 덕목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정에게 ‘어디서 내려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 한, 절대로 건강한 크리스천이나 제대로 된 무신론자가 될 수 없다. 그저 날씨나 위장의 상태에 의존하는 소신에 따라 왔다갔다 안절부절 못하는 인간에 그칠 따름이다” - C. S. 루이스

 

두려움을 먹이십시오. 믿음은 굶주릴 겁니다.

믿음을 먹이십시오. 두려움은 말라비틀어질 겁니다.

 

예수님은 진즉에 풍랑을 잔잔케 하실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싶으셨던 겁니다. 물론 우리들의 폭풍우 역시 일찌감치 잠잠하게 만드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역시 교훈을 주시려는 뜻이었을 겁니다. 무슨 교훈이냐고요? “폭풍은 너희들이 어찌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려워하느냐 마느냐는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일이란다”라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요?

 

하나님은 자격증을 우주에 걸어놓으셨습니다. 무지개와 저녁노을, 지평서, 별들이 아로새겨진 밤하늘이 모두 거룩한 증명서입니다. 놀라운 업적을 성경에 기록해두셨습니다.

 

하나님의 교훈은 분명합니다. 그분은 모든 풍랑을 쥐락펴락하십니다. 코앞에 닥친 폭풍이 두렵습니까?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여러분에게는 이번이 첫 비행인지 몰라도 하나님은 이미 수없이 하늘을 누비셨습니다. 주님에게도 콜사인이 있습니다. “나니 안심하라”입니다.

 

이들은 모두 정당한 염려에서 비롯된 실질적인 두려움들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강박으로 발전하기 쉽습니다. 조심성과 편집증 사이의 계단은 짧고도 가파릅니다. 조심성은 안전벨트를 맵니다. 편집증은 차에 올라타기를 거부합니다. 조심성은 비누칠을 해서 씻지만 편집증은 아예 접촉을 기피합니다.

 

최악의 상황이 닥칠까 두려운 나머지 최상의 삶을 맛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어떤 이들은 망설이지 않고 점프합니다. 이판사판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선한 뜻과 강한 두 팔을 신뢰하고 뛰어드는 겁니다. 그게 바로 예수님이 선택하신 길입니다. 주님은 두려움에 관해 이러니저러니 말씀하시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당당하게 맛서신 겁니다.

 

금요일의 십자가는 한없이 참혹한 고난을 증언합니다. 목요일의 동산은 엄청난 두려움의 무대입니다.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성경에 쓰인 잔이란 단어는 단순히 무언가를 마시는 도구의 의미를 넘어서 거룩한 분노, 심판, 징계를 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죄를 미워하시는 하늘 아버지는 인류의 허물을 뒤집어쓴 아들에게 불같은 진노를 쏟아 부으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게 무서웠습니다.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치명적인 두려움이었습니다. 주님이 거기에 대처하신 방법을 살펴보면 저마다 두려움이 일어날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솔직한 기도로 극도의 두려움에 맞섰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간단명료하고(기껏해야 스무 단어를 넘지 않습니다), 솔직담백하며(“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깊은 신뢰를 담고 있습니다(“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매끄러움은 떨어질지라도 진실성이 돋보입니다. 주일예배 때 드리는 유창한 대표기도보다는 화들짝 놀란 아이가 아버지 무릎에 매달려 아뢰는 간구에 가깝습니다.

 

아버지의 무릎 위에서라면 누구라도 차를 몰 수 있을 겁니다. 기도의 원리도 똑같습니다. 기도란 하나님의 무릎에 가만히 앉아서 핸들에 손을 올려놓는 연습을 말합니다. 주님은 속도를 조절하고 위험한 굽이를 능숙하게 돌아서 탈 없이 목적지에 이르게 해주십니다. 할 일이라곤 하나님께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라고 요청하는 것뿐입니다.

 

질병, 배신, 재정파탄, 실직, 갈등, 또는 치매 같은 잔들입니다. 기도는 이처럼 간단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기도가 그리스도를 무장시켜서 가장 깊은 두려움을 꿰뚫어보며 단숨에 제압하게 해주었습니다.

 

두려움을 구체적으로 가려내십시오. ‘잔’의 실체가 무엇인지 파악해서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걱정을 소상하게 말로 표현하는 행위는 곧 두려움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벌거벗고 서 있는 걱정거리는 그저 우스꽝스러울 뿐 더 이상 위협이 될 수 없습니다.

 

커튼을 열어젖히고 두려움을 낱낱이, 그리고 송두리째 드러내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두려움은 마치 뱀파이어 같아서 햇빛 아래서는 견딜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예수님은 두려움을 감추지 않으셨습니다. 주변에서 충분히 알아듣고 기록할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간구하셨으며 동료들에게 더불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교회는 두려움을 말로 표현하고, 소리 내어 고백하며, 실체를 벗겨내고, 고발하는 자리입니다.

 

건강한 교회는 두려움의 무덤입니다.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쪽을 선택하도록 이끄는 겁니다.

 

혼자 두려움을 다 껴안고 살 필요가 없게 됐다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대단한 희소식입니다. 게다가 두려움이 마귀의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기쁨을 훔쳐가려고 지옥이 꾸민 음모라면 말입니다.

 

무슨 어려움을 만나든지 크리스천에게는 ‘하나님’이란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두려울 게 도대체 무어란 말입니까? 죽임인가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리스도는 곧 생명이시며, 우리는 죽음으로써 새로운 삶을 얻게 됩니다. 추방인가요? 온 천하와 그 안에 가득한 만물이 모두 주님의 소유입니다. 빈털터리가 되는 건가요? 인간은 누구나 맨몸으로 세상에 왔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 눈에는 세상의 두려움이 죄다 우스울 따름입니다. 무엇이든 그냥 한 번 웃고 맙니다. 가난도 두렵지 않습니다. 부자를 봐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죽음과 맞닥뜨려도 피하지 않습니다” - 콘스탄티노플의 주교 크리소스톰

 

기대와 달리 선하게 사는 이들도 폭력적인 상황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살인자들은 경건한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강간범들은 영적인 이력서를 살펴보고 희생자를 고르지 않습니다. 피에 굶주린 사악한 무리들은 하늘나라의 백성들을 눈감아주는 법이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그런 상황에서 완전히 격리되어 있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겁에 질려 살 필요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 험악하고 잔인한 세상을 사는 자녀들에게 간결하지만 분명한 지침을 주셨습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마태복음 10장 28절)

 

예수님은 그렇게 하라고 허락하셨습니다. “가라!” 주님은 귀신들을 쫓아내셨습니다. 목청을 돋우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주문을 외우거나, 춤을 추거나, 향을 피우지 않으시고 다만 명령하셨습니다. 짧지만 강력한 한 마디였습니다. 말씀으로 우주를 창조하고 유지하시는 주님은 이번에도 말씀으로 귀신들의 장난을 정리하셨습니다.

 

용기는 경찰관들의 철통같은 경호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영적으로 더 깊이 성숙해지는 데서 비롯됩니다.

 

하나님이 쳐놓은 방어선을 먼저 돌파하지 않는 한, 사탄은 여러분의 털끝 하나 다치게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처형도구를 직접 짊어지셨습니다. 바로 십자가입니다.

 

키케로는 십자가 처형을 “가장 잔혹하며 역겨운 징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세련된 로마 사회에서 ‘십자가’는 천하고 천한 말이어서 일상적인 대화중에는 입에 올리기조차 꺼리는 단어였습니다. 로마병사들은 반역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십자가에 달리지 않았습니다. 십자가는 추악하고, 수치스럽고, 불쾌하며, 품위 없는 것들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선택하신 방식이 하필 십자가였습니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립보서 2장 8절)

 

좀 더 평온한 죽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단 한 방울의 보혈로도 인류 전체를 구속할 수 있었습니다. 피를 쏟고, 숨이 끊어지고, 맥박이 멈추더라도 과정을 줄였더라면 좋았을 겁니다. 심장에 칼을 꽂거나 단검으로 목을 찔렀더라면 금방 끝났을 겁니다. 여섯 시간이나 잔인하게 폭행을 당하지 않고는 죗값을 치를 수 없었던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수님을 잔혹성을 완전히 누르고 승리를 선포하기 위해 그 길을 가셨을 따름입니다.

 

하늘나라의 최선은 지옥의 최악을 가져다가 소망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주시지 않는다 할지라도,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를 믿는 것뿐만 아니라, 또한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을 받는 특권”(빌립보서 1장 29절, 새번역) 까지 주신다 할지라도 절대로 잊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허투루 고난을 허락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청년환자는 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경험을 소재로 수용소의 실상을 폭로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수용소 군도’, ‘거짓에 기대어 살지 말라’ 등의 작품이 연달아 출간됐습니다. 어떤 이들은 동유럽 공산정권이 붕괴되는 데는 이런 작품들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코른펠트의 고난이 없었더라면 알렉산더 솔제니친이라는 젊은 회심자의 탁월한 재능은 영원히 묻혀버리고 말았을 겁니다.

 

인간의 눈에는 고난과 불행으로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그걸 재활용하셔서 선한 일을 이루십니다.

 

계획을 세운 게 잘못이 아니라 그 설계에 하나님이 빠져 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부자의 풍요로움이 아니라 교만을, 개인적인 목표가 아니라 거기에 주님의 자리가 없음을 비판하셨습니다. 가진 걸 모두 올바른 대상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합당한 질문 (“제가 어찌하기를 원하십니까?”)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주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물질을 신뢰하는 게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 역시 똑똑한 부류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일으켜 세워서 똑바로 걷게 해줄 목자가 있습니다. 선한 목자이신 주님은 하나님의 양들이 주리고 헐벗게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목자 잃은 양이 될 염려가 없습니다.

 

성경이 큰 소리로 되풀이해가며 외치는 메시지는 단순하고도 명확합니다.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며 모든 걸 아낌없이 나눠주시므로, 물질이 아니라 주님을 믿으라는 겁니다.

 

스스로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에 속한다고 생각합니까? 이 책을 살 만한 여윳돈이 있고 읽을 수 있을 만큼 교육을 받았다면 ‘부한 자’가 틀림없습니다. 인류의 절반 (30억 명 이상)은 하루에 3천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입이 많을수록 살림살이는 넉넉해지게 마련이지만, 풍요로울수록 걱정거리 역시 곱절이 됩니다.

 

토머스 칼라일은 이렇게 썼습니다. “때로는 역경이 인생을 고달프게 한다. 하지만 불행을 이겨내는 이가 백 명이라면 성공에 굴복하지 않는 이는 한 명 정도에 불과하다” 규모가 크든 작든, 가진 게 많아지면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가리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만하지 마십시오. 단 한 순간이라도 스스로 잘나서 성공했다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정함이 없는 재물’(디모데전서 6장 17절)에 의지하지 마십시오. 다른 성경은 이 구절을 “교만해지지도 말고, 덧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도 말고”라고 풀었습니다. 돈은 믿음직스러운 기반이 될 수 없습니다.

 

돈을 신뢰하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무엇보다도 다가올 겨울에 대한 걱정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채우십시오. 재물이 근사해보여도 죄다 장난감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임이 끝나면 상자에 담겨 구석에 처박힐 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만사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죽음이란 무엇보다 두려운 존재라고 했습니다. 장 폴 사르트르 역시 “삶에서 모든 의미를 박탈하는 사건”으로 보았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불확실한 세계로 간다”는 게 프랑스 염세주의 철학자인 프랑수아 라블레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대사를 빌어 한없이 음울한 어조로 내세를 말합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 어떤 나그네도 되돌아올 수 없는 경계선 너머 미지의 나라에 대한 두려움”

 

죽음의 실체가 이들의 판단과는 달리 저주가 아니라 통로, 어떻게든 모면해야 할 위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돌아가면 그만인 길모퉁이라면 어떨까요?

 

단순한 다음 세상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똑같은 약속을 통해 장례식에도 결혼식 못지않은 소망을 불어넣으셨습니다. 주님의 관점으로 보자면 무덤으로 가는 길도 결혼행진만큼이나 감격스러운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육체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부활하셨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주님이 다시 사셨으므로 우리도 그분과 똑같은 방식으로 되살아날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틀렸습니다. 죽음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사르트르는 착오를 범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은 최악의 국면이 아닙니다.

 

부활의 소망이 마음 구석구석가지 흥건히 스며들게 합시다. 무덤을 바라보는 관점을 분명히 합시다.

 

“찰스 A. 린드버그의 몸은 영원한 안식처에 묻지만 그 영혼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맡깁니다. 주님은 죽음이란 그저 실존하는 새로운 모험일 따름임을 아시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남기신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라는 말씀을 기억하십니다” - 세계 최초로 대서양 횡단 단독비행에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

 

죽음은 ‘실존하는 새로운 모험일 뿐’입니다. 두려워할 것도 무시할 일도 아닙니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예수님께 기대어 당당한 죽음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의외성이라는 카페인이 포함된 채 배달됩니다. 변형이니, 변화니, 변경이니 하는 것들입니다. 사회적 지위가 떨어지고, 집에서 쫓겨나고, 새카만 후배에게 추월당하고, 조직과 부딪힙니다. 모든 게 변하고 있으며 변할 수 있습니다. 더러는 변화를 즐기지만 싫어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간은 정말 한치 앞을 모릅니다. 세상 모든 두려움 가운데서도 잠시 후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은 늘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카페인이 없는 삶을 주문하지만 요청한 대로 받지는 못합니다.

 

평생 단 한 번도 의외의 사건을 겪지 않고 평탄하게만 사는 인간이 있을까요? 변화가 싫다면 자판기로 가십시오. 늘 똑같은 음료수가 나오는 데는 세상에 그곳뿐입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요한복음 14장 16절)

 

‘다른’과 ‘보혜사’는 모두 이중적인 말들입니다. ‘다른’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단어는 두 가지 상반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처음과 똑같은 걸로 하나 더’의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다른 보혜사’를 약속하시면서 예수님은 후자를 채택하셨습니다. ‘주님과 똑같은 다른 분’을 보내신다는 겁니다.

 

보혜사라는 말은 친구, 협조자, 중보자, 변호사, 조력자, 지원자 등으로 풀이됩니다. 모두가 ‘파라클레토스’라는 그리스 합성어의 아름다운 의미를 살린 표현들입니다. ‘파라’는 ‘곁에’ 라는 뜻입니다. ‘클레토스’는 ‘부름 받은’, ‘지명된’, ‘사명을 띤’, ‘임명된’ 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은 거룩한 자녀들의 곁을 지키는 사명을 지니고 오신 분입니다. 예수님을 좇는 이들 안에, 그리고 더불어 계신 그리스도의 임재 그 자체입니다.

 

그런 친구가 필요하세요? 여러분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으면 주님은 성령님을 보내서 여러분의 앞뒤에, 내면에 머물게 하십니다. 낯선 영이 아니라 예수님과 똑같은 성령, 파라클레토스입니다. 주님이 세상에 계실 때 제자들에게 해주셨던 것과 똑같은 일을 성령님이 대신 해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절대로 혼자 보내지 않으십니다.

 

세상 만물이 다 변해도 주님의 임재는 한결같습니다.

 

과감하게 끌어안으십시오. 받아들이십시오.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마십시오. 변화는 그저 삶의 일부가 아니라 하나님의 핵심전략입니다. 주님은 거룩한 자녀들의 행로를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세상을 변화시키십니다.

 

한 평생 반짝 살다가 죽는 게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 모든 게 무가치한 일일 겁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자궁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극심한 시련마저도 우리를 다듬어서 다가올 세상으로 나갈 차비를 차리게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노골적인 무신론자였던 우디 앨런은 인생을 ‘무의미한 작은 불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도 없고, 목적도 없고, 다음 세상도 없으므로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뿐, 이 세상에 생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합니다. “세상을 떠나는 과정이 너무 무섭다는 것 말고는 삶이 죽음보다 낫다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할 길이 없다... 모든 기차는 한 곳을 향해 달려간다. 쓰레기 처리장으로 돌진하는 것이다”

 

앨런은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해 영화를 찍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일 년에 한 편 꼴로 집요하게 신작을 내놓았습니다. “큰 그림을 보지 않으려면 나로서는 무언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의심의 골짜기를 헤매기 마련입니다.

 

제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려는 게 아니라 세상에서 도망칠 궁리를 하는 참입니다. 복음의 메신저가 아니라 겁에 질린 생쥐 꼴들입니다.

 

그리스도의 내로라하는 제자들마저도 회의를 품었습니다.

 

예수님은 인류를 홍수에서 구한 노아이고, 새로운 민족의 조상 아브라함이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제단에 올라갔던 이삭인 동시에, 은 스무 냥에 팔인 요셉이고, 노예 해방의 사명을 받았던 모세이며, 약속의 땅으로 이끌었던 여호수아입니다.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도를 닦아가지고는 회의와 의심에 맞서 싸울 수 없습니다. 동굴이 답을 주는 건 아닙니다. 그리스도는 공동체를 통해서 용기를 불어넣으시며 교제를 통해서 의심을 없애주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지식을 한 사람에게 맡기지 않으십니다. 도리어 퍼즐조각처럼 잘게 쪼개서 수많은 이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쪽을 더 좋아하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가진 조각들과 내 것을 맞추고 저마다 발견한 지혜를 함께 나눈다면, 그것들을 함께 섞고 조합한다면, 고백하고 기도한다면 그리스도의 말씀을 똑똑히 들을 수 있습니다.

 

잭은 투쟁적인 무신론자로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신념에 충실했습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이른바 ‘인간’이라는 실패작을 참고 보실 리가 없다고 믿었습니다. 누가 세계관을 물으면 루크레티우스의 말을 압축해거 대답하곤 했습니다.

 

“정말 하나님이 세계를 설계했다면, 세상은 이처럼 허약하고 죄로 얼룩진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신약성경을 펴고 주인공인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가다가 잭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을 히브리의 철학자요 위대한 도덕교사쯤으로 여기고 제쳐두었는데, 성경을 읽어나가면서 차츰 ‘하나님의 아들이며 인류의 죄를 용서하기 위한 제물’이라는 주님의 주장을 붙들고 씨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라는 인물은 정신병자이거나, 사기꾼이거나, 자신의 말 그대로 하나님의 아들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1931년 9월 19일 저녁, 잭은 옥스퍼드 캠퍼스의 너도밤나무 길을 따라 긴 산책을 즐겼습니다. J. R. R. 톨킨과 데이슨이 동행했습니다. 세 친구는 천천히 걸으며 그리스도의 주장과 인생의 의미를 곱씹었습니다. 대화는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잭, 정확하게 C. S. 루이스는 매섭게 지나가면서 나뭇잎을 떨어뜨렸던 한 줄기 바람을 잊지 못했을 겁니다. 강하고도 급한 돌풍이었습니다. 마치 성령님이 잭에게 임하시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 밤이 지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는 크리스천이 되었습니다. “삶의 본질이 무엇이며 그거 깨닫지 못하는 바람에 무얼 잃어버렸는지 깨닫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 변화는 루이스의 세계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았으며 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움직인 대 작가가 되었습니다.

 

무엇이 능력 있고 총명하고 완고한 무신론자인 C. S. 루이스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었을까요? 간단합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제자들을 직접 만져보고 주님에 관한 이야기인 성경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 덕분입니다.

 

주님은 먼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나는 그리스도라 하여 많은 사람을 미혹하리라”(마태복음 24장 4~5절)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이라는 표현이 연달아 두 차례 등장한다는 점에 주목하십시오. ‘수많은 사기꾼’이 ‘허다한 이들을’ 속여 넘길 것이라는 뜻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사역자 흉내를 내면서 자기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한 이기주의자들의 온상이 될 것입니다. 그런 무리들일수록 ‘주님의 이름’을 내세우며 특별한 신분과 탁월한 영성을 주장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다는 말을 흘리면서 툭하면 “하나님이 내게 말씀하시기를”, “예수님이 그러시는데”, “주님이 나를 이끌어서” 따위의 헛말로 자신의 논리를 포장합니다. 위대한 신앙가라든지 성경의 암호를 해독하는 전문가, 심지어는 예수님 자신이라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알게 모르게 “나는 그리스도라”(마태복음 24장 5절)라고 외치는 꼴입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하나같이 그리스도의 역할을 가능한 한 축소시키고 인간의 기능을 최대한 확장시키려고 합니다. 기독교의 기본적인 교리에 충실하십시오.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인가?”라고 묻는 걸 잊지 마십시오.

 

신앙의 자유를 수호하는 기독교 단체인 ‘순교자의 목소리’는 금세기 들어서 믿음을 지키려다 살해된 이들의 숫자가 그 이전까지 희생된 이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다고 말합니다.

 

‘세계복음화운동’은 연평균 16만 5천명의 순교자가 태어난다고 보고합니다. 이는 20세기에 비해 무려 네 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신앙의 자유를 자랑하는 국가들에서도 크리스천에 대한 분노가 점점 증폭되고 있습니다. 교수들은 성경말씀을 진리로 믿는 학생들을 공공연히 조롱합니다. 토크쇼 진행자는 걸핏하면 신앙인들을 깎아내립니다. 박해는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겁니다. 견고하지 못한 신앙은 일시에 무너져 내릴 게 분명합니다.

 

“언젠가 모든 게 끝나리라는 믿음을 결코 잃지 않았습니다. 수용소를 빠져나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국은 승리를 거두게 될 거란 사실을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어요.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당시의 사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일생일대의 경험이었습니다” - 베트남 전쟁에서 포로로 잡혀 8년 동안 억류되었던 스톡데일 장군

 

진정한 용기는 현재의 고난과 장래의 승리라는 두 가지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은 악취를 풍깁니다. 그러나 영원히 그런 건 아닙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풀리게 되어 있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면 아직 때가 차지 않았기 때문이지”

 

무조건 부정하는 태도와 놀라서 허둥거리는 자세의 중간지대쯤에 분별 있고 명석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지지만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겁을 주려해도 겁을 먹지 않습니다.

 

동네에서 가장 속 편한 꼬마는 골목대장을 피해 다니는 아이가 아니라 큰형을 신뢰하는 아이입니다. 하나님과 오래 교제한 이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압니다.

 

믿음의 철판을 얼마나 굳센 나사로 고정시켜놓고 있습니까? 날마다 성경말씀을 읽고, 꼬박꼬박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과 꾸준히 교제함으로써 나사를 단단히 죄십시오. “용기란 두려움을 기도로 고백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런 일이 있어야 하되”(마태복음 24장 6절) ‘있어야’는 아주 반가운 표현입니다. 폭력적인 상황을 비롯해서 모든 사건들이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험과 역경이 하나님의 일정표 안에 들어 있습니다. “겁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전쟁이 두렵지 않아서가 아니다. 사실은 정반대다. 대단히 두렵지만 그런 대혼란 역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기 때문에 겁내지 말라는 것이다”

 

염려 마십시오. 우리에게도 그런 분이 계십니다. 하늘 아버지는 세상의 고통을 진단하고 그 치료법을 책으로 펴내셨습니다. 100퍼센트 신뢰할 만한 분입니다. 그분 안에 있으면 결국 모든 문제는 풀리게 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면 아직 때가 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예로부터 관리하기 쉬우며 통제하고 예측하기 편한 신을 더 좋아했습니다. 뒤죽박죽 엉클어진 인생들은 길들여진 하나님을 원합니다. 제멋대로 돌아가는 삶이 고달픈 나머지 무르팍의 강아지나 부뚜막의 고양이처럼 위안을 주는 존재를 갖고 싶어 합니다. 부르기만 하면 언제든지 쪼르르 달려오고, 턱밑을 살살 긁어주면 가르랑거리며 즐거워하는 신이 필요해진 겁니다. 너나없이 ‘하나님을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만 있다면...’ 이란 생각을 쉬 포기하지 못합니다.

 

주님이 온전한 모습을 보여 주시고 우리가 그걸 받아들이면 두려움의 변환을 경험하게 된다... ‘주님을 향한 두려움’은 곧 ‘인간은 결코 하나님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절절히 의식하는 걸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두려움을 느껴본 게 언제입니까? 그리스도의 진면목을 새롭게 인식하고 털썩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던 게 언제입니까? 주님의 임재 앞에서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벅차본 지 얼마나 됐습니까? 언제인지조차 가물가물하다면 두려움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까닭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리스도가 커질 때 두려움은 작아집니다.

 

예수님 안에 사는 날이 길어질수록 주님의 모습도 더 커집니다. 그분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변하는 겁니다. 독생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겁니다.

 

프랭크 퓨레디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신문에 ‘위험한 상태’라는 표현이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헤아리는 방식으로 두려움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1994년에는 ‘위험한 상태’라는 표현이 모두 2,037회 등장했습니다. 다음해 연말에는 사용빈도가 두 배로 늘어났으며 1996년에는 다시 50퍼센트가 증가했습니다. 2000년에 이르자 ‘위험한 상태’라는 말의 사용회수가 무려 1만 8천 번을 기록했습니다. 솔직히 말해봅시다. 세상이 정말로 6년 전보다 9배나 더 위험해졌을까요?

 

위험을 의식하되 짓눌리지는 맙시다. 위협적인 요소들을 파악하되 거기에 사로잡혀서는 안 됩니다. 허다한 이들이 근심으로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신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 전혀 다른 목소리, 곧 하나님의 음성에 주파수를 맞춥시다.

 

창조주를 기억할수록 두려움은 점점 줄어듭니다.

 

용기는 기절하지 않고 기도합니다. 용기는 탄식하지 않으며 믿음으로 안식합니다. 용기는 기죽지 않으며 다만 귀 기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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